"죽은 자가 다시 살아난다는 말을 듣고 바울로를 비웃는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사도행전 17:32)
그리스도교가 로마제국의 중요 종교가 되는 과정에서 헬레니즘화가 의식적으로 이루어졌고 이는 바울의 아레오파고 법정 설교에서도 드러난다. (사도행전 17:16-) 여기서는 사도행전 2:14절에 나타나는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베드로의 역사적 설명과는 방식이 아주 다르다. 베드로식 설교는 아테네인들에게 공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점이 발생하는데 우리가 우주공간에서 친구를 툭 밀면 그 친구가 등속 운동을 하면서 끊임없이 우리로부터 멀어져 가는 모습을 상상하듯이 당시 지식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달 위쪽의 천상계와 달 아랫쪽의 지상계를 철저하게 구별했다. 천상계는 완전하고 제5원소로 이루어졌으며 별들은 규칙적인 원운동을 한다. 지상계는 물,불,흙,공기로 이루어져 있고 불규칙하며 불완전하고 낙하운동처럼 직선운동을 한다. 이 세계관은 16세기까지 지속됐다.
당시의 과학 기술에 의하면, 죽은 자가 부활하는 것처럼 천상계에서 지상계로 다시 온다고 쳤을 때 사고틀의 붕괴가 일어났다. 그래서 오리게네스는 이를 변호하기 위해 부활한 몸은 천상계의 완전한 형태인 구와 같은 모습일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아마도 아레오파고에서 바울로를 비웃었을 그 아테네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을 것이다. 완전한 하느님이 불완전한 인간의 몸으로 오셨다는 주장도 이론 구성이 힘들었다. 발렌티누스는 "예수가 먹었던 음식은 그의 몸 안에서 부패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전혀 부패하지 않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알렉산드리아의 사제였던 아리우스(270-336)는 성자를 결국 지상계의 제1의 존재로 규정함으로써 이를 해결하려 했다. 이런 문제는 그러니까 전적으로 당시의 상식과 지식 수준과의 조화의 문제이다. 오늘날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은 역사적 유물이라는 해결책이 있지만 갈릴레오가 나올 때까지 그런 가능성은 없었다. 아리우스의 견해는 초대 교회에서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논란의 여지가 전혀 없는 성경 본문의 내용 그대로 325년 니케아회의에서 기각되고 니케아신경에 정확히 그 사실이 표현되지만 그 후에도 천상계와 지상계 간의 논쟁은 지속된다. 콘스탄티노플의 주교들은 아리우스를 지지했는데 테오도시우스황제(379-395재위)가 그들을 모두 쫓아낸다. 마지막으로 칼케돈회의(451년)에서 재확인이 이루어지는데 그 후에도 알렉산드리아 중심으로 예수님의 신성을 더 강조하는 단성론이 대두되기도 한다.
이런 논쟁은 사실 전쟁이었는데 당시의 아리스토텔레스적 세계관에 비추어 이 쟁점의 힌트를 주는 책은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기독교의 역사'(201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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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역사 - YES24
기독교는 어떤 길을 지나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탁월한 역사신학자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객관적이고 명쾌한 서술로 2천 년 기독교의 여정을 조망한 최신판 기독교사!기독교 신앙의 등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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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존슨 기독교의 역사 - YES24
역사가가 보여주는 새로운 기독교의 역사로마제국 변방, 유대교의 한 분파에 지나지 않던 기독교가 오늘날 어떻게 세계 종교가 되었는지 살펴본다. 또한 서양문명의 설립과 역사 발전에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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