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왓슨의 '저먼 지니어스' 서문을 읽다가 독일 낭만주의의 풍부함을 발견했다.
닐 퍼거슨의 '제국'(2003)을 보면 과연 피터 왓슨이 말한 것처럼 '나치즘을 패배시킨 것이 영국의 자기 정체성의 일부'가 되는 과정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제1차 세계 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유럽 진영에서는 혼자 치르면서 대영제국은 불과 한 세대 만에 파산했다. 덕분에 독일이라는 나라를 1871년에 만들게 된 심성상의 원동력이 된 낭만주의의 흐름들은 모두 마르크스, 혹은 히틀러에 이르는 길이라는 도식을 얻게 된다. 특히 영미 지식 세계의 식민지가 된 우리나라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19세기 중반 이후 화학, 전기 등에서 독일은 혁신을 주도했는데 주로 영미학자들이 쓴 과학사책에서는 길게 언급되지 않는다.
빙켈만의 획기적인 저서 '고대미술사'가 나온 1754년부터 에르빈 슈뢰딩거가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1933년까지 독일은 지적인 측면으로 보자면 서구의 열등 국가에서 강대국으로 올라서면서 프랑스나 영국, 네덜란드, 나아가 미국보다도 사상의 영역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피터 왓슨, 저먼 지니어스)
1933년 1월, 히틀러가 총리가 되었을 때 독일은 지식의 측면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세계적인 강국이었다. (피터 왓슨, 저먼 지니어스)
또한 19세기 독일의 전성기에 앞선 독일의 문화적 전성기인 1780년 경부터 1806년경까지 프랑스 대혁명과 나폴레옹 전쟁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
독일낭만주의의 실천 속에서 독일에서는 낭만주의와 역사주의에 잘 어울리는 생물학과 역사학뿐만 아니라 물리학이나 수학의 어마어마한 발전이 이루어졌다. '히틀러에 이르는 길인' 이 낭만주의로부터 물리학이나 수학 등에 이르는 어휘들과 연결이 부르바키그룹에 의해서 지워지고 그 외형적 엄격함만 남아버렸는데 현재는 모두 그런 세계 속에 갇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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